노을이 지는 서쪽 하늘 밑의 광활한 들녘.
바람은 솔솔 불며 모든 것들을 흔들고 사라진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잔디 옆에 나는 자리 잡고 있다.
모든 것이 노을의 색으로 물들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이 나의 심금을 울렸다.
나의 친구들은 이미 사람들 손에 의해 이곳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나는 사람들에게서 낙오되어 잔디 옆에 자리 잡고 노을을 구경할 뿐이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그저 잔디만 존재하는 들녘에서 나는 한 없이 저물어가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