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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writer.수피아
"...하아."
깊은 한숨소리가 내 귓 속을 파고들어왔다.
이 한숨 소리가 평소보다 귀에 크게 들리는건 착각이 아니다.
손에 달랑 들린 모의고사 성적표. 지금 나의 한숨이 무거운 이유였다.
[너 내년이면 고3인거 알긴 아니? 근데 모의고사가 왜 이 모양이야.
계속 이렇게 나오면 내년에 네가 지망하는 대학은 꿈도 못 꿔.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방학 동안 더 공부해. 알았니?]
모의고사 성적으로 상담을 해 주시던 선생님의 말이 떠오르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고, 이대로면 지망 대학을 노리기 힘들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생각만 앞서고 손 발은 움직이지를 않는다. 구제불능인가.
그 와중에 시간은 나는 듯 흘러간다.
자괴감 섞인 표정으로 컴컴한 하늘을 올려다 본다.
끝이 휘어진 까마득한 천장에 문득 천문대의 둥근 천장이 떠오른다.
거기서 본 하늘은 어땠더라..
맑은 공기 덕인지 선명했던 하늘에 총총이 박힌 별들이 너무나 예뻐 어린 마음에 콕콕 박혀 떨어지질 않았다.
천문대로 올라가는 언덕 위 하늘에 흩뿌려진 별들을 하나 둘,
이어가며 별자리 찾기에만 바빠 내 다리가 아픈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 어린 마음에 박혔던 별은 어디로 갔나.
그 많은 별빛이 내리던 언덕은 어디에 있나.
지금 내 머리 위, 내 발 아래에 있다면...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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